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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가 자연산 복어를 절대 안 먹는 이유(경험담)

by 기부전사 2024. 4. 5.

 

 

사실은 복어를 먹고 돌아가신 분을 실시간으로 본 경험이 있다.

2000년대 초반, 인천에서 배타던 시절

긴급 명령으로 환자 이송을 위해 출동했을 때의 일이다.

환자는 오래도록 뱃일을 한 선장님이셨고,

선상에서 그 날 잡힌 복어를 손질해 드시고, 몸이 좀 이상하다고 신고를 하신 상황.

동남아 계 외국인 선원 한명이 옆에서 "싸장님 싸장님" 하며 눈물 범벅으로 선장님을 주무르며 마사지를 하고 계셨다.

그냥 보기에는 별다른 이상한 점은 없었고,

의식도 있으시고, 스스로 걸어서 기동정으로 옮겨 타셨다.

급히오느라 정신이 없어 복어를 드신 지도 몰랐고, '소화불량이신가? 별거 아닌걸로 출동을' 같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의자에 앉으셔서 명치쪽을 붙잡고, 옆 선원에 의지해 기대 앉아 계셨다.

20분가량 육지를 향해 가는 동안

점점 선장님의 낯 빛이 파랗다 못해 보라색이 되어가셨다.

살아 있는 사람의 낯 빛이 그런 경우는 그 후로도 본 적이 없을 만큼.

아니 평생 볼 수 없을 것이다.

무튼 당장 조치를 할 수 있는게 없으니, 육지에 연락해 엠뷸런스를 대기 시켜놓고 급히 달려갔다

육지에 거의 다다를 때 즈음, 곧 도착 예정이라 환자분을 살피는데

갑자기 자리에서 "으으으으으윽!!!" 소리를 지르시며 벌떡 일어나시는 게 아니겠는가.

순간 당황할 틈도 없이

에 게거품을 무시고 온 몸을 뻣뻣하게 세우신 상태로 벌목 나무 쓰러지듯 그렇게 앞으로 고꾸라 지셨다.

그 상태로 들 것에 옮겨 병원으로 보내드렸다.

들리는 얘기는 병원에서도 의식이 돌아오지 못했고 이틀 후 그대로 돌아가셨다고.

그 광경을 직접보고나면, 절대로 자연산 복어를 손질해서 먹겠다거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 전까진 서시의유방이니 해서 복어회가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으나,

사건 이후로 20년 가까이 못 먹어보고

마흔이 다되어서야 정말 잘한다는 수십년 전통의 복어 전문점에 가서,

처음 도전해 볼 수 있었다.

그것도 회는 겁이 나, 복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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